미국 전기차 $7,500 세금 공제, 10월 1일부로 폐지… 시장 영향은?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되던 7,500달러의 연방 세금 공제 혜택이 오는 10월 1일부로 만료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와 소비자 모두 향후 전기차 가격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판매량 급감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입니다.
세금 공제 혜택의 종료와 시장 전망
이번 세금 공제 폐지는 지난 7월 통과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한 지출 및 세법 개정안의 일환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해당 제도는 2022년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및 친환경 에너지 지원을 위해 도입한 바 있습니다. 미국 교통통계국(BTS)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160만 대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습니다.
혜택 종료 소식은 전기차 수요 감소와 실질적인 구매 가격 상승을 의미하며, 이를 인지한 많은 소비자들이 8월과 9월에 걸쳐 막판 구매에 나서면서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올해 마지막 3개월간의 판매량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장기적으로는 제조업체들의 가격 인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격 하락 압박과 수요 급감 우려
앞으로 몇 달간 전기차 구매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수요를 유지하기 위한 적정 권장 소비자 가격과 인센티브 수준을 두고 고심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7,500달러의 세금 공제 손실분을 완전히 메워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CNN의 가격 정책 관련 질의에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답변을 피하거나 “시장 상황을 주시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과거 사례는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2019년, 테슬라와 제너럴 모터스(GM)는 규정된 판매 목표를 달성하여 세금 공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자, 두 회사 모두 가격 인하로 대응한 바 있습니다. 자동차 구매 사이트 에드먼즈(Edmunds)의 이반 드러리 이사는 “현재 가격으로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세금 공제 혜택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기존 가격을 고수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리스 조건을 포함한 더욱 매력적인 구매 혜택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판매 둔화 속 소비자들의 선택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성장해왔으나,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1.5%에 그쳤으며,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하는 등 둔화 조짐을 보였습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산업 분석 이사인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는 제조업체들이 수요 감소에 대응해 생산량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일부 모델의 재고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 인하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판매를 지속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가격 인하와 인센티브 제공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콕스 오토모티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2년 내 전기차 구매 의사가 있는 소비자의 65%는 세금 공제 혜택이 없어도 계획대로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단 20%만이 하이브리드나 내연기관차로 전환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소비자들이 차량 성능, 연료비 및 유지비 절감, 환경 문제 등을 세금 공제보다 더 중요한 구매 요인으로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마감 직전, IRS의 극적인 규칙 변경
이러한 시장 변화 속에서 미국 국세청(IRS)이 세금 공제 마감 시한을 몇 주 앞두고 관련 규정을 일부 수정하면서 새로운 변수가 생겼습니다. 특히 테슬라는 이 변경 사항을 즉시 주문 절차에 반영했습니다.
기존 규정은 소비자가 혜택을 받기 위해 9월 30일까지 차량을 ‘인도(delivery)’받아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사양을 맞춤 주문하는 대신, 기한 내에 받을 수 있는 재고 차량을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8월 말, IRS는 규정을 수정하여 리스가 아닌 일반 구매의 경우, 9월 30일까지 ‘구속력 있는 서면 계약(written binding contract)’을 체결하고 ‘소액의 계약금(nominal down payment)’을 지불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즉, 계약일 기준으로 혜택 자격이 주어지며 차량 인도는 그 이후에 이루어져도 무방합니다.
이러한 극적인 규칙 변경은 맞춤형 주문을 원했던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9월 30일까지 주문을 완료하기만 하면, 원했던 트림, 색상, 옵션을 선택하고도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리스 차량의 경우는 여전히 9월 30일까지 차량을 인도받아야만 혜택이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