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가상자산 관련주, 고평가 논란 속 급락… 코인베이스는 “펀더멘털 견고” 정면 돌파
최근 미국 증시에서 가상자산 관련법 통과와 스테이블코인 호재 등으로 고공 행진하던 가상자산 관련주들이 잇따른 악재를 만나며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와 고평가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업계 대표 주자인 코인베이스 경영진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고평가 논란과 전환사채 발행… 얼어붙은 투심
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가상자산 시장의 ‘대장주’ 격인 코인베이스(-6.34%)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6.61%) 등 주요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특히 코인베이스는 지난달 19일 419.78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최근 297.99달러 선까지 밀리며 이달 들어서만 16% 넘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클의 낙폭은 25.8%에 달한다.
이번 주가 급락의 결정적 트리거는 코인베이스의 20억 달러 규모 전환사채 발행 소식이었다. 전환사채 발행은 통상적으로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 희석을 의미하므로 주가에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의약품 추가 관세 예고로 미 증시 전반이 하락세를 보인 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단기 국채 수익에 기반한 스테이블코인 기업들의 실적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상자산 정보 업체 10x리서치는 “USDC 발행사 서클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153배에 달한다”며 현재의 가치 책정이 지나치게 고평가되었다고 지적했다.
독점 논란에도 “ETF 수탁 점유율 80%는 경쟁 우위”
시장의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에서 코인베이스 경영진은 최근 진행된 AMA(Ask Me Anything) 세션을 통해 회사의 지배적인 입지와 보안성을 강조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블룸버그 제임스 세이파트의 질의에 암스트롱 CEO는 “현재 코인베이스가 미국 상장 비트코인 ETF 수탁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는 리스크가 아니라 우리의 강력한 경쟁 우위이자 기관들이 신뢰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 펀드들이 자산 규모가 커짐에 따라 수탁 기관을 다변화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건전하고 좋은 변화”라며 경쟁사들이 일부 점유율을 가져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종이 비트코인’ 의혹 일축… “자산은 100% 안전하게 보관”
경영진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른바 ‘종이 비트코인(Paper Bitcoin)’ 논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소셜 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ETF가 실제 비트코인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암스트롱 CEO는 “그런 우려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현물 비트코인 ETF는 기초 자산을 100% 보유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알레시아 하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구체적인 보안 프로토콜을 근거로 제시했다. 하스 CFO는 “보안 및 기밀 유지상의 이유로 고객의 지갑 주소를 공개적으로 노출하지 않을 뿐”이라며 “ETF 발행사를 포함한 모든 수탁 고객은 온체인 상에서 자신의 자산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 측은 정기적인 침투 테스트와 감사를 받는 콜드 스토리지 시스템, 그리고 보유 기술에 대한 특허 등을 언급하며 보안 인프라의 견고함을 강조했다. 하스 CFO는 “우리는 SOC 1 및 SOC 2 보고서를 통해 내부 통제가 효과적으로 작동함을 입증하고 있으며, 대형 금융 기관 및 정부 고객들 또한 자체적인 감사를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고객이 원할 경우 준비금 증명을 직접 공개할 수 있는 도구 개발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규제 명확성 확보를 위한 줄다리기
한편, 이번 AMA에서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에 대한 코인베이스의 입장도 재확인되었다. 암스트롱 CEO는 코인베이스가 해당 법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주장에 대해 “실행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특정 초안에 반대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난 수년간 규제 명확성을 위해 1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왔다”며, 기존 금융 무역 그룹에 과도한 양보를 하여 가상자산 혁신을 저해할 수 있는 초기 초안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입법가 및 규제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상 중임을 밝힌 암스트롱은 “SEC 등 기관의 지도부가 바뀌더라도 법적 명확성은 장기적인 확실성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설령 입법이 지연되더라도 기존 규칙 내에서 운영하며 법원이나 규제 기관을 통해 명확성을 계속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