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항셍은행 비공개 전환 추진에 주가 25% 급등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항셍은행(Hang Seng Bank)의 주가가 모기업인 HSBC의 비공개 전환(상장 폐지) 추진 소식에 힘입어 목요일 25.88% 급등 마감했습니다. 이번 인수로 항셍은행의 기업 가치는 2,900억 홍콩달러(약 370억 미 달러) 이상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비공개 전환 제안의 구체적 내용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는 항셍은행 이사회에 홍콩 회사법에 따른 ‘합의에 의한 계획(scheme of arrangement)’을 통해 주주들에게 비공개 전환 제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HSBC는 항셍은행의 기존 주식을 주당 155 홍콩달러에 매입 후 소각할 예정입니다. 이는 지난 30일간의 평균 주가인 116.5 홍콩달러보다 약 33% 높은 프리미엄이 적용된 가격입니다. HSBC는 현재 항셍은행의 지분 약 63%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1,060억 홍콩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항셍은행의 주가는 급등했지만, 반대로 홍콩 증시에 상장된 HSBC의 주가는 5.52% 하락했으며, 런던 증시에서도 5% 이상 떨어졌습니다.
HSBC의 전략적 목표와 기대효과
HSBC 그룹의 조르주 엘히더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제안은 항셍은행과 HSBC 모두를 성장시킬 흥미로운 기회”라며, “항셍은행의 브랜드, 유산, 고객 가치를 보존하면서 상품, 서비스, 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이번 거래가 홍콩이 선도적인 글로벌 금융 중심지이자 국제 시장과 중국 본토를 잇는 ‘슈퍼 커넥터’로서의 역할에 대한 HSBC의 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HSBC는 공시 자료를 통해 “HSBC의 전략적 우선순위 중 하나는 홍콩에서의 성장”이라며, “HSBC 아시아태평양과 항셍은행의 홍콩 내 은행업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분석 및 재무적 배경
런던에 본사를 둔 HSBC에게 항셍은행은 홍콩 금융 산업에서 상당한 입지를 차지하는 핵심적인 역내 자회사입니다.
모닝스타의 선임 애널리스트 마이클 맥대드는 “모회사와 자회사의 이중 상장은 지배구조 측면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조치는 긍정적이며 오래전에 이루어졌어야 할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항셍은행은 최근 몇 년간 홍콩과 중국 본토의 침체된 부동산 부문에 대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로 인해 부실 채권이 증가하는 문제를 겪어왔습니다. 2025년 상반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의 총여신 대비 부실 채권 비율은 6.69%에 달했으며, 이는 “주로 부동산 부문에서 지속되는 신용 압박 때문”이라고 명시되었습니다. 이 수치는 2024년 12월 31일 기준 6.12%, 2024년 6월 30일 기준 5.32%에서 꾸준히 상승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