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7월 2025

노보 노디스크, 감량 치료제 시장 경쟁 심화로 주가 급락

감량 치료제 경쟁 격화로 주가 30% 가까이 하락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가 감량 치료제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상실하며 급락했다. 미국의 경쟁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일부 약국이 노보 노디스크의 약품을 모방한 복합 조제약(compounded drugs)을 판매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한때 30% 가까이 폭락했고, 시가총액은 약 930억 달러가 증발했다. 이 같은 급락은 자사의 블록버스터 약물인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의 판매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경고 이후 발생했다. 최근 몇 년간 고공 성장세를 이어오던 노보 노디스크는 갑작스럽게 직면한 여러 도전에 부딪힌 모습이다.

생산 부족과 마케팅 전략 실패

회사는 감량 치료제의 급격한 인기에 비해 생산 능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로 인해 GLP-1 계열 약물의 공급이 부족해졌고, 이는 새로운 감량 치료제 시장의 형성을 촉진했다.

게다가 마케팅 및 연구 부문에서도 경쟁사 일라이 릴리에 비해 뒤처진 점이 이번 위기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제품 공급 차질과 마케팅 대응 미비가 맞물리며 시장 내 입지를 크게 잃었다.

불법 복합 조제약이 시장 혼란 가중

노보 노디스크 CEO 라스 요르겐센(Lars Jørgensen)은 복합 조제약의 확산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감량 치료제 부족 사태가 종료됐다고 선언하며 복합 조제약의 판매를 제한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법 유통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요르겐센은 “복합 조제약 사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제하에 기존 실적 가이던스를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연초와 비슷한 수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복합 조제약을 사용 중”이라고 전했다.

전 파트너사 ‘Hims & Hers’와의 협력 종료

특히, 노보 노디스크는 자사의 전 파트너사였던 헬스케어 플랫폼 Hims & Hers(HIMS)가 여전히 복합 조제 형태의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를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Hims는 FDA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브랜드 약물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개인 맞춤형’ 조제약이라는 명목 하에 제품을 유통하고 있다.

이에 노보 노디스크는 Hims와의 소비자 직접 판매 계약을 최근 해지했다. 이는 회사가 불법 또는 비공식적인 유통망을 통한 자사 제품의 유사품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주가 하락, 투자자 신뢰 회복 과제

이 같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노보 노디스크의 미국 주식(NVO)은 나스닥 실시간 거래에서 21.19% 급락해 54.38달러로 마감했다. 한때 감량 치료제 시장을 선도하던 노보 노디스크는 생산 역량 확대와 불법 유통 차단, 경쟁사에 맞선 전략 수립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